스모프(smof) 2012. 6. 15. 16:01

 

 

늦은 저녁부터 비가 오기 시작했다.

나이가 들면서 감수성이 풍부해지는 것일까.

비소리는 여자들이 좋아했는데

이젠 내가 좋아지기 시작한다.

 

여름의 비오는 날에 어린시절 추억은 참 많다.

공해도 없던 시절

우리는 비를 피할 이유도 없었고

비를 맞고 즐겁게 놀던 시절이 있었다.

 

책가방을 메고 처마밑에 쏟아지는 빗물을 뒤집어 쓴적도 있었고...

흑탕물에 뒹굴던 때도 있었다.

 

마치 들짐승 처럼 말이다.

 

그런데 오늘은 알바를 하고 돌아오는 작은 아이를

우산을 들고 마중 나갔다.

 

까짓 비 맞고 와도 되는데...

 

창가에 부딪치는 비 소리를 들으며

중간 크기의 맥주를 마시고 있다.

비 사이 붉게 빛나는 아래 골목길의 불빛을 바라보면서...

 

 

 

 

출처 : 좋은친구들 (오순도순)
글쓴이 : 돌씽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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